미우새서 털어놓은 김범수 7년 전 콘서트 중단 이유|가슴 아팠던 그날의 이야기
김범수가 노래를 부르는 게 무섭다고 말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보고 싶다’, ‘끝사랑’처럼 워낙 어려운 노래를 편안하게 부르는 가수라 무대에 대한 두려움과는 거리가 멀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9월 13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김범수는 그동안 쉽게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7년 전 갑작스럽게 공연을 중단해야 했던 그날 이후, 무대가 이전과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김범수는 당시 급성 후두염으로 공연을 이어갈 수 없었고, 그 경험이 이후 심한 무대 공포증으로 이어졌다고 고백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목이 아팠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방송을 보다 보니 그날 김범수가 받은 충격이 생각보다 훨씬 컸던 것 같아요.
미우새 새 아들로 등장한 김범수
이날 김범수는 《미운 우리 새끼》의 새로운 아들로 합류했습니다.
신동엽은 제작진이 무려 10년 동안 김범수를 섭외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야기했고, 서장훈 역시 그의 출연을 반겼는데요.
처음 공개된 일상은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컵 손잡이 방향까지 맞춰 놓고, 집에 물기나 먼지가 남는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깔끔한 성격이 공개됐기 때문이죠.
화장대에는 여러 종류의 화장품이 놓여 있었고 화장품 냉장고까지 따로 사용할 정도로 자기관리에도 진심이었습니다.
그런데 밝게 시작했던 분위기는 김범수가 한 장소를 찾으면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김범수가 향한 곳은 발성 트레이닝 센터였습니다.
김범수가 ‘보고 싶다’를 부르는데 음이 흔들렸다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컬리스트가 왜 발성 센터를 찾았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발성 연습을 시작하자 평소 우리가 알던 김범수의 모습과 조금 달랐습니다.
음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 반복됐고, 본인 역시 목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을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대표곡인 ‘보고 싶다’를 부를 때도 편안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더 놀라운 건 병원 검사 결과였습니다.
김범수는 방송 전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성대 자체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노래를 부르는 게 이렇게 힘들어진 걸까요.
그 이야기는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7년 전 콘서트 날, 갑자기 목이 말을 듣지 않았다
김범수는 과거 20주년 기념 콘서트 당시 급성 후두염으로 공연을 급하게 중단해야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목 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연 당일 리허설을 시작하면서 이상한 느낌이 찾아왔습니다.
목을 풀기 위해 한 시간 정도 노래했는데 평소와 달리 목에 남아 있는 힘이 거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요.
처음에는 단순히 목이 덜 풀렸다고 생각해 연습을 더 해봤습니다.
하지만 좋아지기는커녕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김범수는 당시 목 상태를 휴대전화 배터리에 비유하며 처음에는 5% 정도 남은 것 같았는데 계속 연습하자 1%밖에 남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리허설을 멈추고 급하게 병원을 찾았습니다.
“지금 상태로는 공연하시면 안 됩니다”
병원에서 들은 이야기는 가수에게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이었습니다.
공연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죠.
이미 관객들은 김범수의 노래를 듣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상황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데 정작 자신은 노래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김범수는 당시 심정을 떠올리며 가수로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결국 김범수는 직접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자신의 목 상태를 알리고 사과한 뒤 공연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아픈데 공연을 못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김범수 본인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자신을 보기 위해 시간을 내고 기다린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큰 충격으로 남았던 겁니다.
“교수형대에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마음이 무거웠던 부분입니다.
공연을 취소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관객들이 기다리고 있는 무대로 걸어가야 했던 순간을 떠올렸는데요.
그 짧은 길이 김범수에게는 너무나 길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김범수는 당시 무대로 향하는 걸음이 ‘차가운 교수형대에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올라가면 다시 내려오지 못할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고, 어디론가 사라질 수 있다면 그냥 없어지고 싶을 정도였다고 했습니다.
평생 무대를 좋아했고, 무대에서 누구보다 자유롭게 노래했던 사람이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게 참 의외이면서도 마음이 아팠어요.
그날 공연을 중단한 것으로 모든 일이 끝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뒤부터 시작된 진짜 문제
김범수는 집에 돌아온 뒤 자신이 정신적으로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사고를 겪은 뒤 그 순간이 계속 머릿속에 남는 것처럼 공연을 중단했던 기억 역시 쉽게 사라지지 않았던 거죠.
그는 그날의 경험이 자신의 트라우마가 시작된 계기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목은 회복됐지만 김범수에게는 ‘다시 무대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남았습니다.
가수에게 목 상태는 그날그날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데, 한 번 크게 실패했다고 느낀 경험이 있으니 작은 변화에도 훨씬 민감해졌을 것 같아요.
가장 좋아했던 무대가 가장 무서운 곳이 됐다
그 이후 김범수에게는 이전에는 없었던 몸의 변화까지 나타났습니다.
무대에 올라가려고 하면 손과 발이 저리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자신에게 들릴 정도로 긴장하는 순간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김범수는 “무대가 나한테 제일 재미있는 놀이터였는데”라며 그 공간이 어느 순간 두려운 장소로 바뀌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말이 가장 오래 남더라고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니까 무대가 당연히 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대에는 이상이 없는데 왜 노래가 힘들까
현재 김범수가 답을 찾고 있는 부분도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이비인후과 검사에서는 성대에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노래를 부르려고 하면 이전과 같은 불편함이 반복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발성 센터를 찾아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점검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김범수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문제는 단순히 목의 상태만이 아니라 7년 전 경험 이후 남아 있는 두려움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방송에서도 전문가와 함께 하나씩 원인을 찾아가는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김범수처럼 오랫동안 노래해온 가수에게도 목소리를 다시 믿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조금 놀라웠습니다.
주상욱도 듣다가 결국 울컥했다
김범수는 이 이야기를 비교적 담담하게 꺼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먹먹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스튜디오에서 이야기를 듣던 주상욱 역시 감정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평소 자신은 눈물이 없는 편이라고 말하면서도 김범수의 이야기를 듣고 울컥했다고 했는데요.
누구보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에게 ‘노래가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겼다는 사실이 그만큼 크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7년 전 콘서트 중단이 남긴 것
처음에는 김범수가 왜 7년 전 콘서트를 중단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이유만 보면 급성 후두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미우새》에서 김범수가 들려준 이야기는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이 이어진 이야기였습니다.
목은 다시 회복됐지만 그날 느꼈던 공포까지 바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김범수에게 7년 전 공연 중단은 단 하루의 사건이 아니라, 이후 무대를 바라보는 마음까지 바꿔놓은 큰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다시 발성 센터를 찾아 자신의 목소리를 들여다보고, 그때의 이야기를 직접 꺼냈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다른 시작처럼 느껴졌습니다.
‘보고 싶다’를 너무 편안하게 부르는 모습을 오래 봐와서 그 노래 한 곡을 무대에서 부르기 위해 김범수가 이런 마음과 싸우고 있었다는 건 몰랐네요.
이번 《미운 우리 새끼》는 깔끔한 집이나 의외의 자기관리 모습도 재미있었지만, 저는 결국 7년 동안 혼자 품고 있었던 이 이야기가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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