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바닷속에서 드러난 ‘검은 뼈’?
꼬꼬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바닷속에서 드러난 ‘검은 뼈’?
어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보다가 한동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있었던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였어요.
처음에는 오래전 탄광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생각했는데, 내용을 따라갈수록 단순한 탄광 사고라고만 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이야기였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남았던 건 제목이었어요.
‘검은 뼈 - 49년 만에 전해진 부고’.
그리고 8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 실제 바닷속 갱도에서 사람의 뼈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방송 내용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조세이 탄광은 어떤 곳이었을까?
조세이 탄광은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있었던 해저 탄광입니다.
말 그대로 바다 아래로 갱도를 뚫어 석탄을 캐던 곳이었어요.
1942년 2월 3일 오전, 갱도에 바닷물이 밀려들면서 대규모 수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조선인 노동자 136명과 일본인 노동자 47명, 총 18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183명이지만, 그 안에는 누군가의 아들, 아버지, 남편이 있었겠죠.
특히 당시 조세이 탄광은 다른 지역 탄광보다 조선인 노동자의 비율이 매우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저에 갱도가 있어 작업 환경 자체도 위험했는데, 조선인 노동자가 많아 당시에는 ‘조선탄광’이라고도 불렸다고 합니다.
사고가 난 뒤에도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제가 이 사건에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사고 이후였습니다.
일반적인 사고라면 어떻게든 실종자를 찾고 유해를 수습하려고 할 것 같은데요.
조세이 탄광에서는 희생자들의 유해가 제대로 수습되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고는 1942년에 발생했지만 희생자들은 80년 넘게 바닷속 갱도에 남아 있었던 겁니다.
이 부분을 알고 나니 ‘수몰사고’라는 네 글자가 전혀 다르게 느껴졌어요.
83년 만에 바닷속에서 발견된 뼈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뒤 상황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시민단체인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 등을 중심으로 유해를 찾기 위한 활동이 계속됐고, 수중 조사도 진행됐습니다.
그러다 2025년 8월 25일, 한국인 잠수사들이 해저 갱도에서 사람의 뼈로 추정되는 물체 세 점을 발견했습니다.
가장 긴 것은 약 42cm였고 대퇴골 등으로 추정됐습니다.
다음 날에는 두개골도 추가로 발견됐어요.
이후 감정 결과, 발견된 뼈 4점은 모두 실제 사람의 뼈로 확인됐습니다.
83년입니다.
사고가 일어난 1942년부터 2025년까지.
그 긴 시간 동안 바닷속에 남아 있던 흔적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겁니다.
그래서 방송 제목에 등장한 ‘검은 뼈’라는 표현이 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아직 끝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유해를 찾았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아 있기 때문이에요.
발견된 유해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일입니다.
2026년 1월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조세이 탄광에서 발견된 유골의 신원 확인을 위해 양국이 DNA 감식에 협력하기로 했고, 이후 실무 협의도 진행됐습니다.
6월에는 일본 측이 DNA 감정에 착수하고 한국에도 시료를 인계했습니다.
당시 한일 양국은 희생자 80명 이상의 DNA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유족의 검체를 확보하는 과정 등이 남아 있어 신원 확인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유해를 발견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이름을 찾아 가족에게 돌아갈 때 비로소 긴 기다림이 끝나는 셈입니다.
183명이라는 숫자 뒤에 있었던 사람들
이번 ‘꼬꼬무’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역사 속 사건을 접할 때 우리는 자꾸 숫자로 기억하게 되는 것 같아요.
183명.
그중 조선인 136명.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이름이 있었고 기다리는 가족이 있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8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유해를 찾고 신원을 확인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사건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
왜 그들이 그곳에 있었는지, 사고 이후 왜 그렇게 오랜 시간 돌아오지 못했는지를 함께 기억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검은 뼈’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이유
사실 이렇게 오래된 사건을 지금 다시 이야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계속 기억했고, 누군가는 자료를 찾았고, 또 누군가는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83년 만에 유해가 발견됐습니다.
한 번 잊힌 역사를 다시 꺼내는 일이 얼마나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지 보여주는 사건 같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번 ‘꼬꼬무’를 보기 전까지 조세이 탄광이라는 이름을 자세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하고 싶어 이렇게 정리해봤어요.
1942년 2월 3일 조세이 탄광에서 18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중 136명은 조선인이었습니다.
그리고 80년이 넘게 흐른 지금도 그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내기 위한 과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만큼은 방송이 끝났다고 이야기도 함께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확인하면 좋은 자료
방송 내용은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관련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유해 발견과 DNA 감식 진행 상황은 관련 언론 보도와 공식 발표를 함께 참고하면 사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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